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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의 아이들-이민아목사님] 삶은 고난이 아니라 축복인 것을 본문
[땅끝의 아이들-이민아목사님] 삶은 고난이 아니라 축복인 것을
사랑의 기적을 믿습니까?
내가 낳은 아이는 저 하늘나라로 보냈지만 대신 더 많은 땅끝의 아이들을 얻었습니다.
얼마전 고인이 되신 이민아 목사님의 <땅끝의 아이들>. 사실 이민아 목사님이 어떤 분이셨는지도 전혀 몰랐다. 이어령 초대문화부장관의 딸인 목사님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어떤 분이셨는지 무슨 일을 하셨는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단지, 엄마가 나중에 이민아 목사님의 <땅끝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셔서 흘려 들었는데,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호기심에 구입을 해버렸다.
이어령 초대문화부장관, 엘리트 부모님 밑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이민아 목사님은 검사와 변호사 일을 하시며 비행청소년들을 돌보시다가(?) 목사님이 되셔서 사역을 하신 분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엘리트코스를 밟아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것 처럼 보이는 이민아 목사님께 뭐가 부족함이 있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민아 목사님 또한 누구나와 같은 삶의 고난에 봉착해 있었고, 그걸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서 이겨내신 분이었다.
책을 처음 폈다. 문체가 다른 책들과는 달랐다. 자신의 간증을 이야기하는 이민아 목사님의 책은 정말 '이야기' 그 자체였다. 항목 1, 2, 3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였고, 설교가 아니였고, 당신의 간증을 그저 솔직하게 풀어놓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읽기가 수월하지가 않았다. 말로 직접 듣는 거라면 모를까, 구어체로 쓰여있어서 처음에는 생소하게 느껴졌으나, 그 사랑의 이야기에 부드럽게 빠져들고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민아 목사님의 신앙코드는 사랑이었다, 나처럼. 모든 것은 사랑을 통해 풀어진다. 이민아 목사님의 책 속에 진정한 사랑이 담겨있다. 내가 잠시 까먹고 있었던 '사랑'이 다시 생각났다. 그냥, 이민아 목사님의 이야기가 나랑 코드가 많이 맞았던 것 같다. 엄마가 왜 나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셨는지, 그것마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고작 20여년 밖에 안되는 짧은 인생이지만, 그 인생을 돌아보고 나보다 배를 사신 이민아 목사님의 생애를 보며 배울 것이 있으리라.
나 또한 엘리트 부모님 밑에서 자라와 좋은 성적,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인정받는 모범생이 되는 것이 부모님을 만족시켜 드리고 부모님께 사랑받는 길이라 생각했다. 대학입시결과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는데, 나는 부모님이 그것 때문에 실망을 하시고 나를 전보다는 사랑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장학금을 받지 못했는데, 부모님과 갈등이 최고조였다. 어려운 형편인데 내가 장학금을 받지 못해 학비에 대한 걱정과 속상함 때문에 그러신 것일텐데, 나는 내가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인 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을 보고 그 생각이 더 심화되었다. 하루는 엄마가 "장학금도 받고 엄마아빠한테 이쁨도 받고 그러면 좋지"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미 비뚤게 생각하고 있던 내가 엄마한테 화를 냈다. 나는 내가 무조건 공부를 잘하고 성공을 해야만 사랑받는 거냐고.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깨나 한다고 생각했고, 남부럽지 않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1등이 아니라는 생각에 항상 열등감에 시달려왔다. 그래도 고등학교까지는 대한민국 최고 고등학교였는데, 나는 아이비리그에 진학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장학금도 받지 못했으니 나는 완전 패배자로 나를 낙인찍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엄마아빠께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참 많이 기도했었다. 혼자 오버하면서, 하나님께서 1등, 명예욕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지만, 나는 그래도 엄마아빠한테 사랑받고 싶다고, 왜냐하면 그래야지만 엄마아빠한테 사랑받는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향한 엄마 아빠의 사랑이 뜨겁다고 알려 주셨다. 너무 뜨거워서 빛을 내고 있다고. 그 빛이 너무 환한 것을 보여주셨다. 하나님께서 계속 주시는 엄마 아빠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명예욕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내가 버리지 못하는 게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민아 목사님이랑 같은 케이스였다. 물론 내가 뭐 엄청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우리 엄마아빠가 초대문화부장관만큼 유명한 엘리트인 것도 아니지만, 그냥 너무 공감이 갔다, 어릴 때 박혀온 생각들이, 어릴 때부터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온 그 관념들이.
아직 대학 초년생인 나는 딱 거기까지 공감했다. 그리고 이민아 목사님의 그 다음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정말 고난이 많으셨던 이민아 목사님, 하지만 고난은 역시 축복으로 직결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힘들 것 만 같은 삶을 살아오셨는데,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기적으로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순간 순간 역사하심에, 흘러가심에 따라가는 이민아 목사님이 존경스럽다. 이혼과 재혼, 첫 아들의 죽음, 아들의 자폐증상 등 가족사에 많은 고통이 있었고, 백내장이나 암 같이 당신이 직접 겪으신 고난이 있었다. 예수님을 늦게 믿기 시작하셨는데 그 모든 걸 믿음으로 이겨내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애기때부터 교회에 있었고, 이미 하나님이 터치하시지 않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어떤 고난이 와도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다. 다른 해결책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에게는. 그런데 결혼을 하고 20대 중후반에 예수님을 만난 이민아 목사님께서 그렇게 믿음을 지켜오신 이야기를 들으니, 역시 믿음은 경력과는 관계가 없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린도전서13:13)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믿음보다는 사랑이었다. 이 말씀이 이토록 와닿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민아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전부가 사랑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모든 것을 사랑으로 풀어내신다. 이민아 목사님께서 백내장에 걸렸을 때, 하나님께서 당연히 고쳐주실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지만, 사랑이 없었다고 고백하셨다.
아무리 믿음이 커서 산을 옮길 믿음이 있고, 천사의 방언을 하고 예언을 한다고 해도 네가 사랑이 없으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린도전서 13장)
하나님은 내게 이 말씀을 하시기 위해서 이 책을 읽히셨나보다. 얼마전에 내가 기도가 잘 안된다고 징징댔던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내게 그랬다. 너, 너무 너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주위를 돌아보라고. 너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라고. 기도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 때 그 말을 듣고는 지금 내 기도도 바쁜데 무슨 소리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맞는 말이였다. 내 안에 사랑이 없었다! 말로만 하나님의 사랑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내 안을 들여다 보니 진실된 사랑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힘든 상황에서 하나님께 구하며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믿음만 있을 뿐 사랑이 전혀 없다. 사랑이 제일 중요한 것인데, 하나님은 사랑이신데, 내게 사랑이 없다. 내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을 때 역시 하나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정말 사랑한다고... 그 한 마디에 나는 주님을 만났고, 내 삶을 주님께 드린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내가 그걸 알기에, 나의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 완전하신 사랑, perfect love는 하나님으로부터만 가능하다. 불완전한 사랑에 많이 깨지거 온전한 사랑이신 하나님을 내가 만났는데, 내가 그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지금 내 안에는 사랑이 없다니, 내 마음이 밉다.
"삶은 고난이 아니라 축복"
언젠가부터 삶이 힘들고, '삶'은 죄값이라는 관념이 박혀있었다. 죄인인 우리가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이 생애에서 죄값을 치른다고 생각했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천국만이 참 기쁨이기에, 나는 진짜 밥먹듯이 천국가고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죽고싶다'의 좋은 말이지. 하지만 내가 죽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기에, 맨날 예수님 빨리 오시라고 재촉했다. 그 정도로 세상에서의 삶에 대해 뜻이 없고 빛이 없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민아 목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또 분명해졌던 점이다. 삶은 고난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점. 내게 주어진 삶 자체가 하나님이 그려 놓으신 가장 아름답고 예쁜, 가장 영화같은 스토리라는 것을. 나에게 고난을 주실 분이 아니라 나에게 사랑을 주시는 하나님, 내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이 주신 가장 복된 선물인 '삶'을 통해 더욱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세상의 빛으로 쓰임받으며 주님의 영광을 보는 것, 그것 자체가 가장 큰 축복인 것이다. 이걸 왜 망각하고 있었을까. 우리는 세상의 빛인데,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땅에 주의 나라를 위해 쓰임받는 일꾼으로, 천국의 외교관의 자격으로 와있는 것인데, 이 땅에 그 보다 더 귀한, 그 보다 더 축복된 소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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