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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헝거게임(The Hunger Games, 2012)의 디스토피아

지노쥬 2013. 5. 2. 18:00

[리뷰] 헝거게임(The Hunger Games, 2012)의 디스토피아





2012년 가장 핫한 영화중의 하나였던 헝거게임. 


자연재해로 인해 망해가는 지구에 하나의 전제주의 국가인 Panem이 생겼고, 이 국가는 Totalitarian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Capitol이란 주 도시가 다른 도시들인 District 1~12를 식민통치하는 시대상황을 그린 디스토피아DIstopia 소설이다. 이 소설은 작가가 출판을 했을 때 미국의 10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불러 일으킨 10대 판타지 소설이다. 그 작품이 영화화가 된 것이고, 그 영화 또한 내 미국인 친구들 모두가 열광하면서 봤던 영화이다. 나는 당시 그 영화를 못보고 얼마전에서야 보게 되었는데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점이 많아 한 번 후기로 올려보고자 한다. 





*** 이하 스포주의 ***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2012)

The Hunger Games 
6.9
감독
게리 로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엘리자베스 뱅크스, 우디 해럴슨
정보
판타지, 액션, 드라마 | 미국 | 142 분 | 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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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은 식민지 열두 개 구역에서 10대 남녀 한쌍이 각각 뽑혀 자연 속에서 단 1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그리고 이 서바이벌 게임은 24/7 전국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다. 각 10대들은 자연에서 살아남을 만한 능력이 되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싸울 줄 알고 이길 줄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주인공인 캣니스는 활을 매우 잘 쏘고, 성격상 똑부러지고 의지가 강하며 의리가 강한 캐릭터로 비추어진다. 캣니스는 자신과 같은 구역 출신인 피터와 같이 살아남게 되는데, 실상은 캣니스가 피터를 살린 격인 듯 보인다. 즉, 실제로 이 헝거게임의 위너는 캣니스이고, 여자라는 점은 눈여겨둘만하다. 최근에 쓰여진 소설인만큼 가장 최근의 시대상황과 그 문제점을 그리고 있을테니까 - 여자들의 입지가 그만큼 단단해졌다고 볼 수 있으려나?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또 활이 가지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그리스 신화 속 황금의 에피루스의 활은 세상을 지배할 힘을 가져다 주는 무기인데, 아마 그런걸 염두하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보다도 어른스럽고 동생을 엄마처럼 챙겨주는 캣니스가, Tribute (뽑기로 게임에 나가게 된 10대들을 가리키는말) 로 뽑힌 자신의 동생 대신 자원하여 헝거게임에 참여하고, 피터를 챙기면서 다른 구역이지만 친해졌던 Rue를 챙겨주는 일들이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영화만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설픈 점이 너무 많았다. 10대들을 환장시킬 판타지 소설에 로맨스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겠지만, 피터와의 어설픈 로맨스는 가히 뜬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피터의 매력은 거의 발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로맨스가 갑자기 진행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로맨스는 둘이 같이 살아남기 위한 연기였다고 영화는 마무리 지었지만, 정말 갑자기 너무 뜬금이 없었기 때문. 



캣니스와 피터의 뜬금없는 로맨스연기는 사실 TV의 영향력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24시간 생중계되는 헝거게임 속에서 그들의 풋풋한 로맨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사랑하는 사람 둘 중 하나는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는 변함없는 '사실'에 딴지를 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들의 어설픈 로맨스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명 모두가 같이 헝거게임의 우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준 요소였지만, 그 부분이 영화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것 같다. 그냥 갑자기 생긴 로맨스와 갑자기 끝나버린 영화가 있을 뿐... 사람들이 저들의 로맨스에 공감하고 아껴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정해진 규칙을 바꿀 수 있었다는 메세지를 암시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헝거게임 이전의 본래 캣니스의 연인(?)이었던 이 친구.... 병풍인가.... 아님 후속편을 위한 밑밥인가... 이 친구가 할 수 있었던 건 TV를 통해 캣니스와 다른 남자와의 전장 속의 로맨스를 바라보며 표정을 굳히는 것 뿐이었다. 사실 처음엔 이 친구가 헝거게임에 자원해서 캣니스와 둘이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ㅎㅎㅎㅎㅎ 아니였당 ㅎㅎㅎㅎㅎ 영화에서 이 친구를 그린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ㅎㅎㅎㅎ 




다른 구역출신인 흑인꼬마 여자아이인 Rue와의 관계도 그렇다. 갑자기 루는 캣니스에게 다가와 친해지고 싶은 척만 했고, 게임이 시작되고 나서 루는 캣니스를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 왜 갑자기? 그리고 갑자기 그 둘은 서로가 경쟁자라는 것을 잊고 같이 계략을 꾸미지만 안타깝게도 Rue는 죽고 만다. 소설에는 다른 이야기가 더 있었을까...? 나는 이 영화가 왜 그 이야기를 끼워넣었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된다. 스토리 흐름상으로는 주인공이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말이 되지만, 전개를 해나가는 방식에서 너무 많은 나사가 빠져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한 가지 영화속에서 눈여겨 본 장면은 Rue가 죽고 나서이다. 루가 죽고 캣니스는 24시간 전국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는 TV를 향해 경의를 표하는 제스쳐를 보낸다. 루가 속해있던 지역의 마을 주민들 모두가 티비를 보고 있다가 캣니스의 제스처에 함께 경의를 표하는 장면이 있다. 루의 아버지는 경의를 표하고 나서 온갖 것을 부수기 시작하고, 마을은 그대로 난리가 나버린다. Totalitarian에 대한 분노가 드러나는 장면. 이 장면은 헝거게임이라는 소설이 이끌어져 나가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만한 장면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헝거게임의 후속편 소설이 2,3편이 있는데, 캣니스는 헝거게임에서 생존한 뒤에 캐피톨에 대항하는 반란군에 참여한다고 한다. 캐피톨의 독재정치에 대한 식민지의 분노가 현실화되어 소설로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3편에선 캣니스가 반란군을 다시 탈퇴하고, 이도 저도 아닌 마무리가 되어버려 망한 소설이라는 썰이...;;; 이 내용을 인터넷에서 보고는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현 시대상황에, 10대 판타지 소설답게, 10대들에게 적절한 enlightenment를 줄 수 있는 소설이었을텐데. 


실제로 헝거게임이란 소설은 인간들이 만든 문명의 결과로 인해 파괴된 자연 - 환경문제의 심각성, 전체주의 - 권력과 정치, 그리고 피지배자들에 대한 관점, 캣니스의 우승 - 현대의 여성상, 그리고 TV의 문제점까지, 여러가지 issue를 한 번에 풀어낼 소설이었다. 마무리가 그렇게 끝나버린게 많이 아쉬울 뿐. 하지만 다행히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1편만으로도 사람들이 위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볼 여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또 눈여겨 보았던 점은 캐피톨의 비주얼이다. 다른 식민지 구역은 허름한 시골 마을의 느낌이지만, 통치자인 캐피톨은 그에 비해 형형색색 매우 화려한 컬러감을 가진 비주얼에, 호화스럽고 매우 과학적으로도 발달한 도시(자기부상열차 등)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예쁘다거나 이상적인 유토피아가 아닌 정말 기묘하고 이상하고 기분나쁜 비주얼이다. 정말 기이한 패션, 밝은 컬러와 대비되는 기분나쁜 디자인들. 



캐피톨의 사람들의 화장법이나 패션이나, 정말 기묘하고 이상하고 기분이 나쁠 정도의 느낌이다. Distopia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러한 비주얼을 구상한 것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내가 알지 못하는 메세지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캐피톨에서 대중들 앞에 나온 캣니스와 피터의 모습만큼은 정상적이었다. 아니, 딱히 완전 정상이라기 보다는 가장 정상이었다는 이야기. 오히려 위압감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비주얼이었는데, 그들의 옷은 달리면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옷이었다. Girl on a fire라고 캣니스를 수식하곤 했는데, 그 수식어에도 의미가 부여된 것 같기도 하다. 결국은 세상을 뒤집을 불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후속편에서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하니 ... 안타깝고 안타깝다. ㅎ







아무튼 여러모로 토론을 많이 하고 싶었던 영화였고,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를 찾아가고 싶었던 영화였다.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소설의 후속편은 생략하고 열린결말로 토론하는 게 나을 법 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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