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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인가, 제자인가 - 카일 아이들먼] 나는 팬이 아니다. 본문
[팬인가, 제자인가 - 카일 아이들먼] 나는 팬이 아니다.
올해 기독교 서적 중 가장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책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는 우리 교회 목사님도 몇 주, 몇 달에 걸쳐서 이 책을 추천하셨다. 사실, 무슨 내용인지는 대충 알 것 같지 않은가? 팬과 제자의 차이. 대충 감이 오는 듯한 책 내용인데다가, 난 원래 주변 사람들이 막 한꺼번에 엄청 불이 붙듯이 좋아하는 것은 별로 따라가고 싶지 않아 하는 경향이 있어 책을 읽을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그날 하필 쇼핑벽이 도져서 (뭔가 사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이 책을 계산대로 가져왔다.
책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을 지금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 두 부류 중 하나일 것이다. 예수님 물고기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거나, 예수님 물고기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는 열혈 팬의 친구이거나." 처음부터 '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예수님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는 그런 싸구려 팬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 친구가 스티커를 붙이고 있진 않으니 내가 그 '팬'이란 소리였다. 어쩌면 나는 이 책을 읽음을 통해 '그래, 나는 당연히 팬이 아닌 제자로 잘 살아오고 있었어' 라며 자만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팬인가, 제자인가>, 왜 그렇게 목사님이 오랫토록 추천하셨는지 알 것 같은 책이였다. 이 책은 평신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목회자의 신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교회에 헌신하며 열심히 예수님을 따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건 바로 나였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남겨놓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이 '나를 따르라'라고 하셨을 때, '아 주님, 저 이것만 좀 하고 올게요' 라든가, 주님이 '모든 것을 버리라'고 하실 때, '아 주님.. 이것만은 좀 그런데요' 라고 구차한 변명 늘어 놓으며 이기적인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물론,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것을 버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안다. 부르심을 받았다고 갑자기 잘 살고 있던 한 회사의 사장님이 전 재산을 기부하고 아프리카 땅에서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그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예수님이 그러라고 하신다면 그래야 하는 것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 요한계시록 3:16
평신도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미적지근하게, 중간만 하는 정도로 따르는 신앙. "지금 하는 일이 좀 한가해지면 섬기겠습니다" 라든가, "아 저는 그렇게 섬길 능력이 안됩니다" 라고 하며 핑계되는 사람들, 그게 바로 자신이 아닐까? 내가 그랬다. 지금 상태가 좀 불안정하니까 안정된 생활이 되면 그때 다시 섬겨야지, 지금은 섣불리 섬기겠다고 했다가 중도탈락해버리는 수가 있기에, 그렇게 무책임할거면 아예 시작부터 안하는게 낫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그것이 아닌 것 같다.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가, 예배의 자리이다. 앞뒤 생각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우리는 과거에 살지 않고 미래에 살지 않고 현재에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하나님께 최고의 것을 드릴 필요가 있다.
"아니다, 트위터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난 너가 나를 문자 그대로 팔로우하길(따르길) 원한다."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유명한 짤(?)이다. 트위터 등 팔로우하는 개념이 도입된 SNS가 많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관심사, 좋아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한다. 어쩌면 우리의 지금 신앙생활도 그 정도 수준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을 '팔로우'했다가, 예수님이 독설(?)을 하신다면 다시 '언팔로우'할지도. <팬인가, 제자인가>를 보며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예수님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
한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성령님에 관한 구절이다. 사실 우리는 신약 시대 이후의 사람들이니까, 구약시대의 사람들과 달리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통해 구원 받았을 뿐 아니라 성령을 받은 시대이다. 성령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 만큼 엄청난 축복이 없다.
나중에 천국에 가서 엘리야에게 "죽은 소년을 되살릴 때 기분이 어땠나요?" 라고 물으면 엘리야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아, 그 소년은 결국 다시 죽었지요. 그건 그렇고, 하나님이 안에 거하시는 느낌은 어땠나요? 성령이 슬플때는 기쁨을 주고 죄의 구렁텅이에서 허덕일 때는 능력을 주셨으니 정말 좋았겠어요."
No Reserves(남김 없이). No Retreats(후퇴 없이). No Regrets(후회 없이).
종말론은 끊임없이 언급이 되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한번씩 생각해보게 된다. 내일 정말 지구가 멸망한다면, 내일 정말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세상의 종말 뿐이 아니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는 하나님께서만 알고 계신다. 그게 당장 10분 후라면 어떻겠는가? 나중에 천국에 가서 하나님 얼굴 뵈올 때, 떳떳할 수 있을까? 하나님이 '너는 나를 위해 무엇을 했니?'라고 물으신다면? 아니, 그것보다 무서운 것은 이 질문이 아닐까? '너는 누구니?'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좇던 거짓 선지자들에게 예수님은 '나는 너희를 모른다' 하셨다. 깨어 있어야 한다. 연예인들도 팬이 누가 있는지는 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제자라면 다르다. 예수님이 팬을 아실까, 제자를 아실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지금 당장, 나에게, 당신에게. "나를 따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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