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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후기]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 :) 본문

Blogging/Theatrelog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후기]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 :)

지노쥬 2011. 12. 27. 13:49



"엘빈과 토마스의 이야기!" 너무 예쁜 이야기
일단 후기를 쓰기 전에, 한마디 하고 싶다.
이 작품은, 후기를 쓰려고 보니, 버리고 싶은 부분이 한 개도 없었다.
작품의 장면 하나 하나, 100분 중 100분 전부 다를 소개하고 싶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오디뮤지컬컴퍼니



"오늘 우린, 엘빈 켈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베스트 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가 베스트프렌드였던 엘빈 켈비의 송덕문을 작성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두 친구의 어린 시절 우정과 추억을 그리는 뮤지컬로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마치 동화 한 편을 읽는 듯 했고, 나의 추억을 돌아보는 아련함도 있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줄거리 ( from playDB.co.kr)
두 주인공 앨빈과 토마스. 그들은 7살 초등학생 시절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다. 앨빈은 여섯 살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서점을 운영하시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서 일까, 앨빈은 할로윈만 되면 항상 그의 어머니가 좋아하던 영화 <It`s a wonderful life(멋진 인생)>에 나오는 천사 클레란스 복장을 하고 나타난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 엄마 유령의 모습으로 분장했다고 어린 시절에야 귀여웠지만, 15살이 되도록 이런 모습으로 할로윈 파티에 참석하는 앨빈이 토마스는 참 못마땅하다.그러던 어느날 토마스와 앨빈은 나중에 둘 중 누군가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다면 남아있는 한 명이 송덕문을 써주기로 약속한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대학 입학을 두고 있는 토마스.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은 앨빈은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다. 대학원서를 쓰다 글문이 막혀버린 토마스는 앨빈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토마스에게 영감을 불어주는 앨빈. 앨빈의 조언에 마법처럼 글은 써진다.토마스는 점점 세상에 물들어간다. 어린 티를 벗고 약혼한 애인도 있다. 하지만 앨빈은 모든 것이 그대로이다. 사는 곳도 하는 일도 그리고 사차원적인 행동도 모두 어린 시절과 그대로이다. 토마스는 이런 앨빈이 더 이상 소중하지 않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토마스는 많은 책들을 냈다. 그리고 세상에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깨닫지 못한다. 그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앨빈에게서부터 얻은 것이라는 사실.지금 토마스는 먼저 떠난 친구 앨빈을 위한 송덕문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의 세상에서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 앨빈은 평소 그가 가장 좋아하던 영화 <It`s a wonderful life(멋진 인생)>의 주인공 조지 베일리처럼 다리 위에서 몸을 던졌다.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토마스는 깨닫는다. 친구 앨빈의 소중함을 토마스가 써 내려가던 앨빈의 송덕문은 그가 생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하얀 눈처럼 공중에 날린다.  






"종이 울리면 천사의 날개가 돋는다!" 어른과 아이의 세상
엘빈과 톰의 이야기는 마치 어른과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내용같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버린 톰과, 세상 속을 "아이"로만 살아가다가 자살을 한 엘빈. 베스트셀러의 작가인 토마스 위버는 세상 속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반면, 엘빈은 시골에서 아버지가 물려주신 작은 책방을 물려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 작은 소시민일 뿐이다. 하지만 엘빈은 작은 세상에서 누구보다 큰 세상을 마음에, 머릿속에 품고 있었다.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르게, 톰의 말을 빌리자면 "또라이"인 엘빈은 창의적이고 별났다. 할로윈 때면 어김없이 죽은 엄마의 옷을 입고 나타났으며, 책방 문에 달린 종이 울리면 언제나 "종이 울리면 천사의 날개가 돋는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것을 믿었다. 엘빈의 별나고 자유로운 영혼은 사실, 부러웠다. 마냥 어린아이만 같고, 세상 속에서 성숙하여 어우러지지 못한 체 살아가는 엘빈의 모습이 "뒤쳐진다"는 느낌에 안타까웠지만, 동시에, 세상 속에서 얽매여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마치, 어른이 되어가는 내가 보았을 때,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은 아름답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엘빈처럼. 나는 엘빈의 생각을 가지고 톰처럼 세상에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네 머릿속에만 이야기가 몇 천개야!" 
스토리텔러작가로 명성을 거머쥔 톰의 모든 소재는 사실 엘빈에게서 나왔다. 엘빈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베스트셀러작가 자리에 톰을 오르게 했다. 톰이 대입원서를 위한 단편 작성을 고민하고 있을 때, 엘빈은 그를 격려해준다. "네 머릿속에만 이야기가 몇 천개야"라고. 엘빈은 톰에게 항상 격려를 해주었고, 스토리의 뮤즈가 되어주었다. 그걸 점점 잊어가며, 아니 반 억지로 부정해 나가면서 "내가 직접 만든 이야기"라고 주장하던 톰은 결국 엘빈이 뮤즈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슬플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세상에서 점점 멀어져만 가는 두 친구의 이야기가 우리 세상에서 없으리란 법이 없다. 상황이 달라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밖에 없고,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에거 가장 소중한 인연들과는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짜부시켜도 되는 나비가 그렇게 엄청난 힘을 가졌는데, 우리는 어떨 거 같아?"
스옵마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비가 있다. 엘빈은 저렇게 작은 나비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는데 우리는 어떻겠냐고 했다. 엘빈에겐 꿈이 있었다. 작품에서 나오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아마 엘빈이 다리에서 뛰어내린 이유와 연관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비처럼 날아올라, 아마 그리운 엄마 품속으로 날아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엘빈의 나비는 톰의 나비와도 연결된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톰의 나비 이야기는 너무 아름다웠다. 대학원서에 첨부한 단편소설인 톰의 나비이야기.
나비는 작고 약해 세상의 거대함 앞에 중요치 않으며 날개짓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살았다. 하지만 나비는 강물을 만나 바다의 꿈을 꾸게 되었고, 바람은 나비에게 "너는 강한 나비야, 너가 나의 힘이야, 너 덕분에 내가 날 수 있단다"고 말했다. 나비는 날아 올라가 바다를 보는 꿈을 이루게 된다. 나비 이야기는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나비가 날아 올라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은 엘빈과 톰의 소망이 아니였을까. 엘빈은 날아올라 세상에서 자유하고 싶었고, 톰은 날아올라 꿈을 이루고 싶었으니까. 아마 둘의 삶을 상징하는 날개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엘빈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작품 전체는 엘빈의 송덕문을 작성하기 위해 추억을 되새겨 보는 톰의 플래시백이다. 수십번 씩 "오늘 우리는 엘빈켈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를 반복하며, 그 다음에 이어질 말을 생각해보려 하지만 수없이 고민한다. 엘빈과의 추억을 다 떠올리고, 엘빈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엘빈이 자신의 스토리뮤즈였다는 것을 깨닫고, 엘빈이 자신의 아버지의 송덕문을 낭독해야 할 때, 아버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고 끊임없이 풀어내던 엘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떠올리며, 결국 톰은 엘빈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송덕문을 발표한다. 그 송덕문은 결국 뮤지컬 전체의 조각 조각 이야기들인 셈. 스옵마는 전체적으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인것 같다. 문학, 모든 소설, 모든 이야기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의 추억 속에서, 눈송이처럼 사라진 시간의 한 부분 부분이 이야기가 되고 세상을 만들어간다. 우리의 인생도 퍼즐조각 같은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톰이 엘빈의 아버지의 송덕문을 위해 한 유명한 시인의 시를 소개해주었는데, 한 사람의 인생은 하나님의 책의 한 챕터와도 같다, 라고 말해주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작고 보잘것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그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로 이 세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챕터 하나하나라는 것, 그것이 스옵마가 관객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아닌가 싶다. 


"천사 클라렌스입니다!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하던 천사였죠!"
가장 중요한 상징을 나타내는 건 역시 천사 클라렌스. 엘빈의 엄마가 가장 좋아하던 천사 클라센스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나타났기에 톰은 엘빈과 만날 수 있었다. 천사 클라렌스는 톰과 엘빈이 크리스마스때면 항상 보던 영화 '멋진 인생'에서 나온 천사였는데, 이 천사는 영화 '멋진 인생'에서 조지 베일리를 구하기 위해 내려온 천사로, "친구가 없는 인생은 실패한 삶이다"라는 메세지와 함께 날개를 되찾게 해주어 고맙다라는 메세지를 책 "톰소여의 모험"에 꽂아 조지베일리에게 선물하고 하늘로 올라간다. 이 부분에 내가 미리 영화 '멋진 인생'을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있다. 꼭 보고가시길!! 천사 클라렌스와 톰소여의 모험, 조지 베일리는 작품 속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며 가장 중요한 메세지를 담고 있기때문. 아마 내생각엔 결국 엘빈은 천사 클라렌스를 상징하고, 친구인 톰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이 세상에 내려왔으며, 톰이 세상속에서 성공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게 되어 임무를 마치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닐까? 
(영화 '멋진 인생'을 꼭 본 다음에 덧후기를 올리겠음 ;)



"이게 다야? 너한테 써달랬잖아"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톰과 엘빈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엘빈의 아버지의 송덕문의 작성을 부탁했던 엘빈은 톰이 쓴 송덕문에 적잖은 실망을 하고 결국 "내가 알아서 할게.." 하고 톰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된다. 가장 믿었고 세상에 둘도 없던 친구였던 톰을, 엘빈은 평생을 바라봤고, 평생 생각하며 살았지만, 톰은 바쁜 일상에 챙겨주지도 못했을 뿐더러, 삶을 살아갈수록 점점 필요없는 친구가 되어버렸다. 아버지의 송덕문이 겨우 짧은 시 하나 였던 것에 엘빈은 친구에게 실망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직접 쓴 송덕문을 듣고 싶었던 것에 비해, 톰은 어느 유명한 시인의 짧은 시구를 가져왔기 떄문. 그 시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좋았지만 엘빈은 어쩌면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작가보다도 톰이 제일 위대한 작가라고. 그랬기에 실망했지 않았을까. 어쩌면 엘빈은 제일 믿었던 친구 톰에게 상처를 받고 세상을 떠나기로 결정했을지도 모르겠다. 


절묘한 플래시백의 반복으로 탄탄한 구성력을 선보이는 스옵마
스옵마의 테크니컬한 작품성은 계속되는 플래시백에 있다. 같은 내용의 같은 노래를 다른 테마로 reprise를 만들어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절묘하게 반복된다. 같은 가사만 몇 번이 나오고, 같은 대사만 몇 번이 나오는데, 전부 다른 분위기, 전부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순서가 뒤죽박죽되어 있는 것 같은 이야기의 조각 조각만 보여주며 시작되는 뮤지컬이 마지막에 모든 조각이 하나하나 맞추어진다. 그런데 전혀 어지럽거나 정돈이 되지 않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구성이 탄탄하고 완벽하게 스토리라인이 짜여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유쾌한 엘빈의 연기, 고음이 흔들려서 아쉬웠던 톰의 노래
고영빈, 이석준 페어를 보았는데, 다른 페어를 보지 못해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정말 연기가 일품이였다.
엘빈의 연기는 정말 익살스럽고 너무 유쾌했으며, 정말 "딱!"인 느낌이였다. 
안타까운 점은 톰의 조용한 노래의 고음처리가 음이 살짝씩 흔들렸던 점. 신나게 지르는 곡 말고 조용하게 끌어올리는 곡들에서, 톰의 고음이 살짝 미성인 것 같았는데, 음정이 흔들려서 거슬렸다.
반면, 엘빈의 노래는 항상 신나고 지르고 단단한 노래였기에 시원시원하게 질러내 듣기 좋았다 :)


밝고 동화같은 멜로디
역시나,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
곡들은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했으며, 크리스마스이브의 추억을 그리는 테마답게 동화같고 예뻤다.


  • Write What You Know - Thomas Weaver
  • Mrs. Remington - Alvin Kelby
  • The Greatest Gift - Alvin Kelby and Thomas Weaver
  • 1876 - Thomas Weaver
  • Normal - Thomas Weaver
  • People Carry On - Alvin Kelby
  • The Butterfly - Thomas Weaver
  • Saying Goodbye (Part 1) - Thomas Weaver and Alvin Kelby
  • Here's Where It Begins - Thomas Weaver and Alvin Kelby
  • Saying Goodbye (Part 2) - Thomas Weaver and Alvin Kelby
  • Independence Day - Alvin Kelby
  • Saying Goodbye (Part 3) - Thomas Weaver and Alvin Kelby
  • I Like It Here - Thomas Weaver
  • You're Amazing, Tom - Alvin Kelby
  • Nothing There/Saying Goodbye (Part 4) - Thomas Weaver and Alvin Kelby
  • I Didn't See Alvin - Thomas Weaver
  • This Is It - Alvin Kelby and Thomas Weaver
  • Angels in the Snow - Alvin Kelby and Thomas Weaver
 
안타까운 슬픈 이야기인데 추억 속에 예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게 바로 음악에 있지 않나 싶다.
피아노의 발랄함이 유난히 돋보이는 넘버들이 너무 예뻤다 :))
2인극이며 특별한 무대세트나 소품도 없이 작은규모로 진행되는 작품에 어울리게
피아노가 메인 반주인 것도 단조로운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이야기"테마에 맞게 넘버들도 전반적으로 모두 이야기체이다. 
정말 작품의 한 부분 한 부분이, 정말 사소한 것들까지도 모두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의 요소인듯.




더 얘기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다 할 수가 없네 ㅜㅠ 진짜 짜잘짜잘하게 얘기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ㅜㅠㅠ
가사 하나하나에, 장면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다 들어 있다!
한마디로 다시 정리하자면 "너무 예쁜 이야기" :D 






아래는 유튜브의 스옵마 영상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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