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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어웨이크닝] 이 시대의 현실에 눈뜨게 된 신선한 충격 본문

Blogging/Theatrelog

[스프링어웨이크닝] 이 시대의 현실에 눈뜨게 된 신선한 충격

지노쥬 2011. 10. 28. 22:33


2007년 토미어워드에서 8개부문에서 수상을 한 바 있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2009년 한국에도 입성했습니다. 1980년에 독일작가가 쓴 작품이 뮤지컬화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스프링어웨이크닝 할인쿠폰을 받았습니다 '-'
학생할인을 해서 S석을 2만원에, 동반1인까지 할인이라고 - 
제일 친한친구를 데리고 쫄래쫄래 예약을 하고^^
마냥 뮤지컬본다고 좋다고 '사전조사하나없이' 보러갔습니다...ㅋㅋ


성장기, 딱 우리나이때의 청소년들이 겪고있는 가정과 사회의 문제, 그리고 성 문제를 다룬 뮤지컬이더군요. 인터미션 때 친구와 공연장 밖으로 나와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봇했었죠..;;
기독교 집안과 교회친구들에 둘려쌓여 자라왔으며 기독교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우리가 소화하기에는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충격적이였습니다.


줄거리 요약
1891년 독일, 어른들이 지배하는 세상... 
어리고 아름다운 벤들라는 자신의 신체적 변화와 아이의 탄생에 대한 의문을 엄마에게 묻지만 벤들라의 엄마는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야단만 친다. 
모리츠는 사춘기의 격정에 휩쓸려 아무것에도 집중 할 수 없지만 선생님은 신경도 쓰지 않고 회초리로 수업에만 집중할 것을 명령한다. 
똑똑하고 겁 없는 소년 멜키어는 혼란스러워하는 모리츠를 돕기 위해 신체적 변화에 대한 사실적인 글을 전달한다. 
어느 오후, 숲 속 깊은 곳에 멜키어와 벤들라는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격정에 곧 서로를 부둥켜 안고 몸을 맡기게 된다. 
한편, 시험에 낙제한 모리츠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유일하게 의지했던 어른인 멜키어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실망감을 느낀다. 절망에 빠져 미쳐버린 모리츠가 자살하자 학교는 그에게 자살동기(도덕적 타락)을 부여한 사람으로 친구였던 멜키어를 지목하고 내쫓는다. 
동시에 벤들라는 무지 속에서 멜키어와 가졌던 관계로 인해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은 세상과 혹은 어른들과 힘든 싸움을 펼친다.

-DAUM 공연정보 

 


어른들이 지배하는 사회, 어른들이 기대하는 청소년들의 미래. 
엇갈리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변화에 대한 적응, 혹은 도피.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들.
그때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저로써는 공감가는 부분은 많았습니다.
이름있는 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이름과 앞으로의 진로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때였죠.
모리츠가 낙제를 계속받아 결국 퇴학당하는 부분에서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드러내고 있었죠.
우리가 고쳐나가야할 문제점이자, 우리가 마주해야할 현실. 
명문대 졸업장, 대기업 명함 등이 바로 그것일까요?
블루오션을 개척하지 않는 이상 최고만이 인정받는 사회라는 씁쓸한 현실을 정확히 묘사해낸 작품이였습니다. 





성이라 - 
미리 언급했던것처럼 필자는 기독교집안에 교회친구들과 기독교고등학교와 기독교동아리 친구들만 가득한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내가 아는 성(性)이라고는 조금 자극적인 영화들의 노출씬이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 '성'에 대한 사회의 관점이였습니다. 영화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관객과 배우가 호흡을 맞추는 실제 무대위의 생방송 공연에서 여배우의 적나라한 노출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죠.  

친구와 인터미션때 나와서 한동안 어안이 벙벙해있다가 처음으로 끄낸 말이
"요즘.. 뮤지컬은 ... 저래????!!!"
'민망하다'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요?
그나마 가장 친한친구랑 왔으니 망정이지 혹여나 남친이랑 같이왔으면 어쩔 뻔 했을까.

이미 이런 선정성은 우리 사회에서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였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아무리 우리사회가 서구화가 되어가고 다원화와 개방화 되어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폐쇄적이고 보수적인게 한국문화인걸로 알고있습니다. 매번 발생하는 성폭력 뉴스에 발끈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성폭력에 대한 사회인식이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경우 너무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니 문제화조차 되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외국인들이 그만큼 무뎌져 있는 것에 비해, 한국사회는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민감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성'폭력'에 민감할 뿐이지 '성'에 대해서는 점점 무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인터넷의 무명글이나 주변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어쨋다더라, 요즘은 다 그런다더라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얼마전에 알았네요;;) - 우리네들 이야기 말이죠.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다는 것, 그리고 그 신세대의 세상을 보는 관점을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정확히 조명하고 있다는 것을 ↑얼마전에 깨달았네요ㅎ



작곡가 Duncan Sheik / 작사가 Steven Sater 
Musical Numbers 

Act I
  • "Mama Who Bore Me" – Wendla
  • "Mama Who Bore Me (Reprise)" – Wendla and Girls
  • "All That's Known" – Melchior
  • "The Bitch of Living" – Moritz, Melchior and Boys
  • "My Junk" – Girls and Boys
  • "Touch Me" – Boys and Girls
  • "The Word of Your Body" – Wendla and Melchior
  • "The Dark I Know Well" – Martha, Ilse and Boys
  • "And Then There Were None" – Moritz and Boys
  • "The Mirror-Blue Night" – Melchior and Boys
  • "I Believe" – Boys and Girls 
Act II
  • "The Guilty Ones" – Wendla, Melchior, Boys and Girls
  • "Don't Do Sadness/Blue Wind" – Moritz and Ilse
  • "Left Behind" – Melchior, Boys and Girls
  • "Totally Fucked" – Melchior and Full Company (except Moritz)
  • "The Word of Your Body (Reprise)" – Hanschen, Ernst, Boys and Girls
  • "Whispering" – Wendla
  • "Those You've Known" – Moritz, Wendla and Melchior
  • "The Song of Purple Summer" – Ilse and Full Company

제일 좋아하는 음악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몇달동안 엠피쓰리에 이 뮤지컬넘버들만 넣어서 무한반복을 했답니다 ㅎㅎㅎ
Mama who bore me가 첫곡이였는데, 몽환적이면서 우울한 분위기의 곡이 전반적인 뮤지컬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줍니다. 넘버들이 대체로 이런 비슷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깔끔한 구성과 우울한 분위기에도 불구,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 넘버들이 '청소년기'를 너무 잘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어두운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의 분위기가 쳐지지 않게 밝은 분위기의 곡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기쁘고 행복한 곡이 아니라 신나게(?) 욕하는 곡입니다ㅎ
Totally Fucked, Bitch of Living, My Junk 등이 있는데, 욕을 그렇게 신나게 할 수가 없습니다 ㅎ
인생이 엿같다- 뭐 이런 내용의 곡들인데 신나는 안무와 함께 공연장의 분위기를 띄워주더군요. 청소년기의 탈선을 노래하는 기분이랄까요?




저는 한국에서 한 번, 미국에서 한 번, 두 번 보았습니다ㅎ
한국에서 봤을 때 배우 주원님 꺼를 봤는데, 왜 본국인 미국인들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것 같던지...!!
개인적으로는 한국꺼가 더 임팩트가 강했던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두번째여서 그랬을수도 있지만요;;)

또 한가지, 한국 무대는 오케스트라석이 따로 있어서 무대위에 좌석이 있었습니다!+_+
스프링 어웨이크닝 무대와 어울리는 옛날 학교에서 썼을 법한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야 했고
무대를 정면에서 보는 게 아닌 측면에서 보는 거라 제약이 있었을 법도 한대요,
무대위에서 무대를 감상하는 기분은 어땠을지~!! 게다가 배우들이 관객들 속에 같이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노래를 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니 - 얼마나 짜릿했을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앉아보고 싶은 자리였어요 ㅋㅅㅋ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고, 충격을 줄 만큼 과감한 작품.
하지만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네요!
특히 어른분들도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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