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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왕따 이야기

지노쥬 2012. 4. 30. 00:41


SNS 왕따 이야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때 '페이스북이 전공, 채팅이 부전공' 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열렬 SNS유저이다. 페북 뿐 아니라 스카이프 채팅, 트위터와 구글플러스, 미투데이, 핀터레스트 거기다가 듀얼블로그까지. 오프라인 인맥 위주의 SNS계정도 있고 온라인 인맥 위주의 SNS계정도 있다. 오늘은 짧게, 그리고 아주~~편파적으로 오프라인 인맥 위주의 SNS계정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온라인 인맥 위주의 SNS계정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자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아니며 그냥 비슷한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친구를 맺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구글플러스나 블로그 등이 그러한데, 비슷한 주제에 대해서 정보나 뉴스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서는 일상적인 이야기도 주고 받긴한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뭐하지만, 사실적으로 그렇게 깊은 관계가 아니다. 가벼운 관계. 오늘까지 친하게 대화를 하다가도 내일 내가 unfriend를 하거나 unfollow를 하거나 하면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관계가 되는 것이다. 


어쨋든간 오늘 얘기하고 싶은 건 오프라인 인맥 위주의 SNS계정이다. 음...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오프라인 인맥으로만 이루어진 내 SNS계정을 보다보면 환멸을 느끼게 된다. SNS가 일단 세상에 나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가. 막말로 '자랑용'인 셈이다. 뭐 그런건 그냥 넘어갈 수 있다. 누구든지 좋은게 있으면 공유하고 싶고 자랑할 거리가 있으면 자랑하고 싶은게 사람 심리이니까. 


프라이버시가 SNS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하는데, 그건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본다. 내가 공개하고 싶은 수위까지만, 공개하고 싶은 사람들까지만 공개하는게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 같은 것들은 SNS에 올리면 안되는거지 그런건... ㅡㅡ 아무튼 이것도 프라이버시 문제에 속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나 같은 경우는 친구들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다. 내 친구인 누군가가 또 다른 친구인 누군가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많은 것. 물론 그 사람들은 공개되든지 말든지 신경을 안 쓸 수도 있지만, 막상 그걸 본 제3자는 원하지 않는 정보를 얻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요즘 많이 느낀다. 이를테면, 신뢰하던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대화를 한 내용을 보면서 그 사람에게 엄청 실망을 하게 된다든지 말이다. 


또한, 내가 좀 과민반응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갑자기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페이스북의 어떤 비밀그룹이 suggested 목록에 뜨는데, 내가 저 그룹에 초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갑자기 짜증이 났다. 물론 내가 당장 지금은 그 그룹에 속해있을 필요가 없지만, 어쨌든간 나중에라도 내가 속해야 되는 그룹이기 때문이였다. (내가 왕따가 되었다고 세상에 떠벌리는 기분이지만 사실 그건 아니다ㅋㅋㅋㅋ) 비밀그룹이라면 비밀그룹답게 목록에서 아예 나오질 말던가! 어쨋든간 이런 비밀그룹의 존재를 노출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clique의 존재가 SNS내에서 드러나고 또 그 존재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제일 짜증이 나는 건 이제 SNS가 없이는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는 점이다. 친구들과의 소통이나, 관련주제에 대한 뉴스 업데이트가 문제가 아니라 그룹과제나 그룹활동들, 해야할 것들이 온통 SNS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SNS계정을 없애고 이러한 짜증나는 인간관계의 문제속에서 벗어나고자 하여도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이 짜증난다. 이미 SNS는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버렸고, 이제는 버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마치 핸드폰이 없으면 하루를 사는게 불가능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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